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영유아발달

왜 영유아기가 중요한가?

by 영블관리인 2026. 3. 28.
“세 살 버릇 여든 간다.”


이 말은 단순한 속담이 아니라, 현장에서 아이들을 직접 만나보면 정말 실감하게 되는 말입니다. 처음에는 저 역시 이 말을 막연하게만 이해하고 있었습니다. ‘어릴 때 습관이 중요하겠지’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. 하지만 실제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느끼게 된 것은, 영유아기의 경험은 단순한 ‘습관’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의 감정, 관계 맺는 방식,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까지 만들어간다는 점이었습니다.

 

그래서 “왜 영유아기가 중요한가?”라는 질문은 단순히 이론으로 설명하기보다,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이해하는 것이 더 와닿습니다. 오늘은 제가 현장에서 경험했던 장면들을 떠올리며, 왜 영유아기가 인생에서 중요한지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.

 

왜 영유아기가 중요한가?
왜 영유아기가 중요한가?

 

 

첫번째, 영유아기는 행동과 반응의 기준이 만들어지는 시기입니다.

아이들을 보면 같은 상황에서도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. 예를 들어, 한 번은 아이들끼리 장난감을 두고 다툰 적이 있었습니다. 한 아이는 장난감을 빼앗기자마자 크게 울면서 교사에게 달려왔고, 또 다른 아이는 “나도 하고 싶어”라고 말하며 자신의 의사를 표현했습니다. 그리고 어떤 아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뒤로 물러나 다른 놀이를 찾기도 했습니다.

 

처음에는 이 차이를 단순히 성격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시간을 두고 아이들을 지켜보면, 그 반응 뒤에는 그동안의 경험이 쌓여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. 감정을 표현했을 때 받아들여졌던 경험이 많은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비교적 자연스럽게 드러내고, 반대로 표현이 자주 무시되었거나 억눌렸던 아이는 감정을 숨기거나 행동으로만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.

 

또 한 번은 비슷한 상황에서 한 아이가 울음을 터뜨렸을 때 “많이 속상했구나”라고 공감해주었더니, 아이가 금방 울음을 멈추고 상황을 설명하려고 했던 적이 있습니다. 그 모습을 보면서 ‘아, 감정을 수용해주려는 태도가 아이의 다음 행동을 바꾸는구나’라는 것을 느꼈습니다. 이처럼 영유아기는 단순히 행동이 나타나는 시기가 아니라,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한 ‘기준’이 만들어지는 시기입니다. 이 기준은 이후 학교생활이나 친구 관계, 더 나아가 성인이 되었을 때의 대인관계에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.

 

두 번째, 영유아기는 감정 조절과 관계 맺는 방식이 형성되는 시기입니다.

영유아 발달을 이야기할 때 흔히 신체 성장이나 언어 발달을 떠올리지만, 실제로 더 중요한 것은 감정과 관계입니다.

처음 어린이집에 오는 아이들을 보면, 보호자와 떨어지는 순간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울음을 터뜨리는 경우가 많습니다. 하루 종일 울다가 지쳐 잠드는 아이도 있고, 문 앞에서 계속 서 있는 아이도 있습니다. 그런데 신기하게도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변화가 나타납니다. 교실을 둘러보기 시작하고, 교사의 손을 잡고 이동하고, 어느 순간 친구 옆에 앉아 놀이를 시작합니다.

 

이 과정을 지켜보면서 느낀 것은, 아이가 단순히 환경에 ‘적응’하는 것이 아니라,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. 처음에는 불안이라는 감정에 압도되지만, 점차 그 감정을 견디고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ㄹ는 힘이 생기는 것입니다. 또한 교사의 반응 하나하나가 아이에게 큰 영향을 미칩니다. 아이가 넘어졌을 때 “괜찮아, 별거 아니야”라고 말하는 것과 “많이 놀랐지?”라고 말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옵니다. 공감을 받은 아이는 감정을 인정받고 안정감을 느끼지만,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 자체를 망설이게 되기도 합니다.

 

이러한 경험이 반복되면서 아이는 ‘감정을 표현해도 되는지’, ‘타인은 나를 도와주는 존재인지’를 배우게 됩니다. 결국 영유아기는 감정을 다루는 방식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형성되는 시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.

 

세번째, 영유아기는 작은 개입으로도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시기입니다.

영유아기의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은 변화의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. 이 시기는 이미 굳어진 상태가 아니라, 환경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매우 유연한 시기입니다.

 

한 번은 말수가 적고 또래와 거의 상호작용을 하지 않던 아이가 있었습니다. 처음에는 교사가 말을 걸어도 눈을 마주치지 않거나 짧게 반응하는 정도였습니다. 그래서 의도적으로 그 아이에게 말을 많이 걸고, 또래와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을 조금씩 연결해주었습니다. 처음에는 큰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,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가 단어를 따라 말하기 시작했고, 점차 짧은 문장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게 되었습니다. 나중에는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 말을 거는 모습도 보였습니다.

 

이 경험을 통해 느낀 것은, 영유아기는 ‘기다리는 시기’가 아니라 ‘도와줄 수 있는 시기’라는 점이었습니다. 적절한 자극과 상호작용이 제공되면 아이는 생각보다 빠르게 변할 수 있습니다. 반대로, 이 시기에 적절한 경험이 부족하면 발달의 차이가 점점 더 커질 수도 있습니다. 그래서 영유아기는 단순히 지나가는 시간이 아니라, 아이의 발달 방향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.

 

아이들을 직접 만나며 느낀 점을 돌아보면, 영유아기는 단순히 ‘어린 시절’이 아니라 한 사람의 기초가 만들어지는 시기라는 생각이 듭니다. 지금 이 시기에 어떤 경험을 하느냐에 따라, 아이는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고,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게 됩니다.

그래서 영유아기를 이해한다는 것은 단순히 아이를 돌보는 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, 한 사람의 삶의 시작을 이해하는 일과도 연결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.